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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길을 묻다] 부하의 허물을 덮어 준 센스쟁이
기사입력 2019-09-02 07: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 일에는 실수나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속담이다.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인간의 삶은 완벽하지 않다. 때문에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옥에 티처럼 허물이 드러날 때 우리는 ‘인간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덕보다는 법에 의한 형벌을 중요하게 여긴 한비자(韓非子)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이야기했다. 잘하면 상을 주고 잘못을 했으면 반드시 벌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보다는 덕(德)을 중요하게 여긴 공자(孔子)는 “백성들을 정치로 인도하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고도 부끄러워함이 없다. 그러나 덕으로 인도하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또한 잘못을 바로잡게 된다”고 했다.

유향의 <설원> ‘복은(復恩)’에 소개된 한 사례는 덕의 정치에 대한 진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장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술을 내리며 잔치를 벌였다. 날이 어두워지고 술이 한창 올랐을 때 촛불이 꺼졌다. 그때 어떤 신하가 초왕을 모시던 미인의 옷을 끌어당겼다. 미인이 그자의 갓끈을 끊고는 왕에게 고했다.

“방금 촛불이 꺼졌을 때 어떤 자가 첩의 옷을 끌어 당겨 수작을 걸더이다. 불을 켜거든 군주께서는 갓끈이 끊어진 자를 잡아내소서.”

장왕은 묵묵히 듣다가 돌연 좌중에 명령을 내렸다.

“오늘 과인과 술을 마시는데, 갓끈이 끊어지지 않은 이는 제대로 즐기지 않은 것으로 알겠소.”

이리하여 백 명이 넘는 신하들이 갓끈을 다 끊자 불을 켰다. 이리하여 상하가 질탕하게 즐긴 후 자리를 파했다.

3년이 지나서 진(晉)과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어떤 용사 하나가 앞장서서 용전하는데, 적과 다섯 번 싸워서 모두 격퇴시켰다. 이리하여 결국 싸움에서 이겼다. 장왕이 이 용사를 가상하게 여겨 물었다.

“과인이 덕이 부족하여 그대처럼 뛰어난 이를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 그대는 어떻게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용맹하게 싸웠는가?”

그러자 그 용사가 대답했다.

“신은 오래전에 죽어야 할 몸이었습니다. 예전에 술에 취해 실례를 범했을 때, 왕께서는 몰래 참고 저를 죽이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감히 그 은덕을 감추고 끝내 왕께 보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상 간뇌를 땅에 흩뿌리고, 목의 피로 적을 적실 날을 기다렸습니다. 신은 그날 밤 갓끈을 뜯긴 자이옵니다.”

‘갓끈을 자른 연회’라는 뜻의 고사성어 ‘절영지회(絶纓之會)’가 여기에서 나왔다.

공자는 “이루어진 일은 논란하지 말고, 끝난 일은 따지지 말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 것이다-成事不說(성사불설) 遂事不諫(수사불간) 旣往不咎(기왕불구)”라고 했다.

실수나 허물은 이미 이루어진 과거의 산물이다. 리더의 역할은 부하의 잘못된 행동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빛나는 옥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진정한 리더라면 부하의 허물에도 한 번쯤은 질끈 눈을 감아주는 센스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송영대(행복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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