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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영국, 지속가능함에 방점
기사입력 2019-09-03 06: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휴가 차 영국 런던을 방문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할 때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 나라의 주거 공간을 이용해봄으로써 생활양식이나 문화를 짧은 시간 어깨너머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묵었던 숙소는 영국에서 테라스드하우스(Terraced House)라고 불리는 주거형태다. 영화 ‘노팅힐’의 배경처럼, 알록달록하면서도 비슷한 집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비슷한 집이 3채 가량 나란히 붙어 있는 일종의 연립주택이다. 두 채가 붙어 있는 주택은 세미-디태치드하우스(Semi-Detached House)라고 불리며, 단독주택은 디태치드하우스(Detached House)로 일컬어진다.

일주일 간 머물렀던 테라스드하우스의 나무 현관문은 사람 손때가 묻어 반들반들했다. 집주인에 따르면 그 집이 지어진지는 200년이 넘었다. 영국 정부가 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신축 주택을 찾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대신 내부 수리는 가능하기 때문에 실내는 깔끔하고 아늑했다. 문제는 창틀이었다. 홑창의 나무창 틈새로 새벽바람이 끼쳤고, 오가는 행인 소리에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잠들기 어려웠다. 창틀 교체도 외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시공이 어렵다는 게 집주인의 설명이다.

솔직히 다소 불편했다. 그렇지만 ‘이게 과연 나쁜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편리하고 쉽게 허물고 짓고를 반복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보존과 보전을 중요시 여기는 영국의 깐깐함은 어떤 면에선 본받을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의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인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도 이 같은 영국의 깐깐함이 잘 드러난다. 이미 지어진 화력발전소 자체를 허물지 않고 활용해, 독특하면서도 멋스러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으니 말이다.

이 같은 발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런던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바터시(Battersea) 화력발전소 재개발 현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금의 발전소 형태를 유지한 채 주거단지와 상업단지가 혼합된 복합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게 영국 정부의 목표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전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흐름이 눈에 띄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등 지속가능한 형태의 재개발 사업이 그 예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에 불과하다. 앞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고 불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보채지 않고 차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 시민의식 또한 정부의 정책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홍샛별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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