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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한폭탄 된 현장근로자 우대 제도
기사입력 2019-09-04 07: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건설생산체계 혁신의 닻이 올랐다. 생산체계 혁신에 가려졌지만 산발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현장 기능 인력에 대한 각종 제도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현장 근로자 보호와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도입되고 있는 각종 제도들이 시행은 분산되어 있지만 수혜와 피해가 두 곳으로 나눠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간과하고 있다. 산발적으로 도입되었거나 이미 집행되고 있는 일선 현장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를 지금과 같이 방치하면 산업체와 건설현장이 동시에 붕괴되는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혜자는 일방적으로 일선 근로자에게 집중되지만 피해자는 발주자와 산업체가 될 수 있다. 시한폭탄을 계기로 건설현장의 생태계를 혁신 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는 신호탄을 산업체가 쏘아 올리는 노력이 당장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정부가 주도한 외생변수를 산업체가 주도하여 긍정의 신호탄으로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52시간 근로제는 이미 시행 중이다. 건설현장에서 최저임금제는 무의미하다. 근로자 일당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장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적정임금은 건설협회 임금실태보다 높게 지불해야 한다는 기본방향을 설정했다. 서울시가 적정임금의 하한선을 제시한 것이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임금직불제’도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의 경우 임금직불제가 산업체의 동의 하에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임금직불제를 위해 표준근로계약서까지 만들었다. 지난 7월에 근로자카드제와 기능인 등급제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를 통과하면 건설현장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에게 집중되어 있는 위의 외생변수는 산업체와 사업 수익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수혜자는 분명한데 피해자에 대한 별다른 대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임금이 늘어나는 부문에 대해서 공공기관은 일부 보전해주겠다고 하지만 예산 제약이 따른다. 설사 예산을 늘려도 납세자의 피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산업체와 사업의 피해는 누구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부작용과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산업체와 유관 연구기관은 제대로 된 논리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목소리만으로는 외생변수를 극복할 수 없다. 목소리의 대부분이 보상액을 늘려 달라는 것과 시행 시기를 늦춰 달라는 게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눈앞으로 다가오는 시한폭탄을 긍정의 신호탄으로 변신시키는 몫은 현재 상황에서는 산업체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전자카드제와 노동부가 주관하는 근로자카드제를 하나로 묶으면 근로자 개인실명제가 된다. 기능인 등급제 목적은 숙련도가 높고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에게 높은 임금을 주자는 취지다. 이 취지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선의의 명분이 있다. 문제는 숙련도와 생산성을 어떻게 측정하고 누가 주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아직 없다. 자유경제 시장의 논리라면 사용자가 판단하는 문제지 제3자가 판단 할 문제는 아니다. 생산성 측정 기준이 없으면 1980년대 중ㆍ후반대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필자의 실제 목격담이다. 주택건설시장 급성장으로 목공이 태 부족했다. 현장에서는 목공을 구하기 힘들었다. 구해도 일당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없어 웃지못할 해프닝이 목격됐다. 건설현장 인근에서 목공의 연장주머니를 화장(?)시켜주는 신종 직업이 생겼다. 때가 많이 묻고 또 낡을수록 목수의 일당이 높아지기 때문에 멀쩡한 연장주머니를 골동품(?)으로 둔갑시키는 직업이 성행했었다. 말끔한 청바지보다 헐고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는 요즘의 청바지가 대접받는 것과 같은 현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것이다. 근로자카드 혹은 전자카드제를 근로자 개개인의 실명제로 바꿔 일일 작업량과 완성도, 그리고 품질하자 발생 빈도와 연계시키면 사용자가 기능인의 역량 등급을 결정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사용자는 당연히 생산성과 완성도가 높은 근로자는 임금을 더 주더라도 고용하기 때문이다.

좀 더 근본적인 과제는 건설기능인 수급을 송두리째 바꾸는 전략이다. 현재와 같이 123개로 나눠진 직종을 30개 내외로 다기능화시키는 방향이다. 현장 기능이 과거와 달리 인력보다 장비와 기계 및 자동화기기 활용이 커졌다. 도제 방식에 의한 숙련기능 습득이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다. 육체노동보다 기기조정사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이다. 생산성 향상에 높은 대가를 지불하지만 실제 투입인력 저감과 고급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정부 노동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있다. 방치된 시한폭탄을 현장의 생태계를 혁신하는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는 신호탄으로 바꿀 수 있다. 작업과 개인 실명을 연계시킬 경우 생산성은 높이고 품질 하자 축소, 그리고 기능인력을 고급화시킬 수 있다. 직접시공 확대 시 예상되는 근로자 관리를 체계화시킬 수 있다. 산업체가 방관자 혹은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논리와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를 기대한다.

 

이복남(서울대 산학협력중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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