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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에필로그] 재건축 조합원은 국민이 아닌가
기사입력 2019-09-05 06:00:18.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취재를 위해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리는 재건축 현장을 찾을 때면, 가슴 벅차 눈물을 훔치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강남이든 강북이든, 큰 현장이나 작은 현장이나 상관없이 꼭 나타나는 광경이었다.

낙후도가 심한 현재의 낡은 집에서 오랜 기간 버텨오던 생활을 청산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머지않은 미래에 편안하고 쾌적한 새집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교차하며 눈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물론, 시공사가 선정된다고 해서 당장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 사업은 장기 레이스다. 그것도 장애물달리기다. 스타트를 끊은 이후에는 인허가라는 수많은 허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결승선에 들어서기까지 7, 8년은 물론이거니와 10년이 넘는 긴 기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중간에 지쳐 레이스를 포기하거나, 멈춰서는 사업지도 상당수다.

이런 장기레이스가 9부 능선을 넘은 시점에서 갑자기 마지막 허들이 장대높이뛰기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이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주장하지만, 정책의 최대피해자가 되는 조합원들 역시 주거안정이 필요한 국민들이다.

장기간에 걸친 레이스를 해왔지만, 갑자기 추가분담금이 1~2억원 더 늘어나게 되면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입주가 또다시 멀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분담금을 내지 못해 아예 새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이미 이주를 마치고 철거까지 진행된 사업장의 조합원들의 경우,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버린다.

재건축 조합 집행부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만난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이슈가 나오면서부터 빗발치는 조합원들의 전화로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가 없다”며 “정부 내에서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 데다 정확한 시행 시기와 범위 등 모든 것이 두루뭉술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는 9일에는 80여개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국토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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