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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밥상은 차려졌다
기사입력 2019-09-06 07: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부가 2020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513조원에 달하는 ‘수퍼예산’으로 편성했다. 이 가운데 건설산업과 직접 연계된 SOC 예산은 22조3000억원이다. 지난 6월 정부 요구액보다 4조2000억원이나 증액됐다.

 

나아가 정부는 2023년까지 SOC 예산을 연평균 4.6% 증가시킨다는 방침도 세웠다. 공공건설 공사물량이 꾸준하게 발주되는 셈이다.

공사비 현실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연초 발표한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지난 5월 계약예규를 개정ㆍ시행했고, 국회에서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여기에는 △종심제 가격평가 기준 개선 △고난이도 공사에 단가심사 도입 △적격심사낙찰제 가격평가 대상에 사회보험료 제외 △예정가격 작성근거 법률로 상향 △예정가격 작성 시 적정금액 반영 의무화 △100억원 미만 공사 입찰 시 순공사원가 98% 미만 입찰자 낙찰 배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사비 삭감의 대표적인 사례인 공기연장 간접비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오는 10월까지 총사업비관리지침을 포함해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적정한 공사물량과 공사비는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건설산업의 활성화를 이끄는 양대 축이다. 절대적인 물량 부족은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박한 공사비는 시장의 붕괴를 초래한다.

실제 최근 10년 동안 공공공사를 위주로 하는 토목업체 1119개사(2017년 기준)가 폐업했다. 또한, 공공공사만 수행하는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98%로 조사됐다. 공공공사를 수행하면서 본전은커녕 손실만 본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일차적으로 정부가 건설산업을 홀대한 영향이 컸지만, 건설업계 스스로의 책임도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투찰,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입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업계에서는 정부가 만든 환경 탓이라고 항변한다. 물량 가뭄으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없다는 식이다. 회사를 유지하려면 손실을 뻔히 예상하고도 불구덩이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그동안 정부와 발주기관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솔직히 수주를 하고도 실행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 저가투찰은 업체의 자발적인 행위이지, 우리가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저가수주의 폐해는 낙찰사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전문ㆍ기계ㆍ설비ㆍ자재 등 관련된 여러 협력업체부터 일용직 노동자에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정부가 내년도 SOC 예산을 대폭 늘리고, 공사비 현실화에도 강한 개선 의지를 보이는 배경에는 건설산업이 국가경제 및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조2000억원 증액으로 8조4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명의 고용효과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시 밥상은 차려졌다. 이제 그 밥을 어떤 식으로 먹을 것인지는 건설업계의 몫이다. 업계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적어도 출혈경쟁, 저가투찰, 저가수주 등의 단어가 시장에서 사라졌으며 하는 바람이다

 

정회훈 정경부 차장 hoon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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