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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다이어리]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기사입력 2019-09-06 07: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충격적 반전이 주는 묵직한 감동
   

상업 영화에서 극전 반전은 필수 요소가 돼가고 있다. 요즘 관객들은 평탄하게 생각한 대로 흘러가는 고전적인 영화 내러티브보다 예상을 뒤엎는 급격한 반전이 한두 개 튀어나오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감독과 관객의 두뇌싸움이 필요한 스릴러, 호러 영화에서 재미를 보기 시작해 이제는 멜로나 코미디 등 모든 장르에서 극적 반전이 등장해 영화적 재미를 더하고 몰입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극적 반전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는 건 아니다.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졌기에 짜임새가 허술해 이미 모두가 예상할 수 있거나 작위적인 냄새가 강한 ‘반전을 위한 반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곤 한다. 관객들이 설득될 수 있고 공감이 돼야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오는 11일 개봉되는 코미디 ‘힘을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제작 용필름)도 강렬한 반전을 지닌 작품. 영화의 결을 바꿔놓을 만한 반전으로 전형적인 코미디였던 영화를 최루성 휴먼 드라마로 탈바꿈시킨다.

동생의 칼국수집에서 일을 돕는 지적장애인 철수(차승원)의 평온했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존재 자체를 몰랐던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철수는 백혈병에 걸린 샛별의 여정에 뜻하지 않게 동행해 좌충우돌하며 부녀의 정을 쌓아간다. 그러는 동안 베일에 싸였던 철수의 과거가 서서히 드러나며 영화는 절정을 향해 달려 나간다. 2003년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소환해 한 아버지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비극을 보여주며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아픔을 실감케 하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2016년 추석 시즌을 장악한 코미디 ‘럭키’의 이계벽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전형적인 추석용 코미디로 예상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다. 또한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전후반부의 간극은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성별과 연령별로 호불호가 나뉠 만하다.

이런 단점을 상쇄시키는 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진심’이다. 요즘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감성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게 도대체 뭘까’라는 마음으로 스크린을 응시하던 관객들은 잊고 있었던 참사의 슬픔을 다시 떠올리며 힘겹게 한걸음을 내딛는 차승원-엄채영 부녀를 열렬히 응원하게 된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세련된 만듦새를 지닌, 잘 빠진 상업 영화는 아니다. 거칠고 투박하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순수한 매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영화가 끝난 후 자리에서 일어날 때 가슴이 따뜻해지는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최욱(영화칼럼니스트)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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