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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길을 묻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제비족
기사입력 2019-09-09 07: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고 하더라도 목적지에 안착할 수 없다.

유행은 구름과 같다. 하늘에 머물러 있지만 바람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이는 자신만의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탓이다. 유행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다가 종종 다시 돌아와 ‘복고풍’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또한 잠시 머물 뿐 다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지고 만다.

인생에 뚜렷한 방향이 없는 이들은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을 낙(樂)으로 삼는다. 이는 자신의 색깔이 없기 때문에 남의 색깔이 마치 자신의 빛깔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의 저서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에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라하는 서시에 관련된 사례가 담겨 있다. 이 이야기는 <장자>의 ‘천운’ 편에도 소개되어 있다.

서시(西施)는 중국 춘추시대 월 나라 왕 구천이 얻은 절세의 미녀로, 원래 저장성 저라산 아래에서 땔감을 파는 아가씨였다. 월 나라의 충신 범려가 서시를 호색가인 오 나라 왕 부차에게 바쳐 결국 오 나라를 멸망케 했다. 부차는 서시의 미색에 빠져 정치를 태만히 하다가 나라를 잃고 말았다.

서시는 어릴 적부터 심장병이 있어서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는데, 같은 마을 여자들이 서시 흉내를 내면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 생각해 통증으로 찡그리는 서시의 얼굴까지 흉내 냈다고 한다. 마을 여자들이 그러는 모습을 보면 줄행랑을 치고 싶을 정도로 흉해서 ‘빈축(嚬蹙)-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을 찡그림)’을 산다는 말이 유래되었을 정도다. 동시효빈(東施效矉-남의 결점을 장점인 줄 알고 본떠서 더욱 나빠지다)이라는 고사성어도 이로부터 생겨났다.

공자(孔子)는 “자기만 못한 사람을 벗 삼지 말라-毋友不如己者(무우불여기자)”고 했다. 이는 해로운 벗과 어울리면 삶이 그릇된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벗을 사귀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하여 공자는 사귀어야 할 벗과 멀리해야 할 벗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을 벗하고,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위선적인 사람을 벗하고, 아첨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

가끔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등 뒤로 또 하나의 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백범 김구 선생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임연(臨淵) 이양연(李亮淵)의 시 ‘야설(野雪)’을 깊이 있게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 모름지기 함부로 걸어가지 마라 / 오늘 아침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 뒤에 오는 사람의 길잡이가 될지니-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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