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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규제 때문에 혁신 못한다? 일하는 방식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
기사입력 2019-09-09 05: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인터뷰] 조상우 美 DPR건설 아시아대표
   



“미국도 하도급 규제가 엄청납니다. 건설 규제 때문에 혁신을 못한다는 얘긴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믿고 일을 맡긴다는 미국의 혁신기업 DPR건설의 조상우 아시아대표는 지난 6일 <건설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규제 내에서도 얼마든지 혁신하고, 시장을 바꿀 수 있다”며 한국 건설기업들의 혁신을 주문했다.

DPR은 ‘100년 기업의 각축장’인 미국 건설시장에서 창립 30여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매출액 약 8조원으로, 연평균 20% 가까이 고속 성장 중이다. 최근 5년 매출 대비 재수주율이 90%에 달할 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다.

‘프리콘(Pre-Construction)’으로 불리는 선진적인 프로젝트 관리방식과 AI(인공지능)ㆍ빅데이터(Big Data)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병원, 생산공장, 업무시설, 공항 등 미국 내 고급 건축시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국내에서도 LG 생산공장, 창원 경성대 병원, 하나금융 데이터센터, 오스템임플란트 R&D센터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조 대표는 “이 프로젝트들은 한국의 사업방식을 활용하고도 최소 3%에서 최대 26%까지 공사비를 절감했다”며 “건설현장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DPR은 6조원짜리 애플 캠퍼스를 25개월 만에 끝냈다. 조 대표는 “8000여개에 달하는 사무실 유닛을 26개국에서 모듈러로 제작해 조달했다”며 “발주자와 설계자, 시공자, 협력사가 프로젝트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빅룸(Big Room)에 모여 최적의 단가와 공정계획을 짜는 프리콘 방식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듈러는 공사비 절감, 공사기간 단축이 아닌 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최저가격 경쟁방식의 발주시스템에 대해선 축구경기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오늘밤 열릴 축구대표팀 경기에 가장 싼 감독과 선수를 오늘 아침 확정해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 한국식 발주제도”라며 “미국 간판 건설회사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프리콘의 일종인 ‘CM/GC’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미국 건설사와 한국 건설사 간 가격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일반관리비’를 지목했다. 매출 8조원의 DPR은 일반관리비 대상인력이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비슷한 매출 규모의 한국기업은 10배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DPR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최적의 단가와 공정계획을 최단시간에 산출하고, 설계 진행에 따른 실시간 견적시스템을 운영한다. 건설현장 관리도 드론(Drone)과 AI 로봇을 최대한 활용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한다.

조 대표는 “DPR은 건설사업의 규칙을 정하고, 목표를 부여하며, 성과를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자인 반면 한국기업은 설계검토, 구매, 원가, VE(가치공학) 등을 모두 다 하려다보니 과부하에 걸려 있다”며 “일반관리비가 공사비의 1.5∼2.5%인 미국 건설회사와 4∼7%에 달하는 한국기업이 경쟁하면 누가 이길지는 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혁신적인 건설스타트업으로 이름난 카테라(Kattera)에 대해선 “모듈러 회사가 아니라 쿠팡과 비슷한 종합 자재회사”라며 “다소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나지운 수습기자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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