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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항 방파제 건설현장, 태풍 '링링' 피해 적은 까닭은?
기사입력 2019-09-16 05: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1만t짜리 '콘크리트 박스' 설치 효과
   
가거도항 방파제 복구공사 조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록적 강풍을 몰고온 태풍 ‘링링’으로 인한 대규모 시설물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천재지변에 대비한 인프라 투자가 빛을 발했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는 민간시설 1516건, 공공시설 7900건 등 모두 941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태풍은 초강력 바람이 높은 파도를 몰고와 어항ㆍ항만 피해 건수만 1000여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이 주목받았다. 이곳은 한반도 최서남단에 위치한 탓에 서해 태풍 길목으로 일명 ‘핫코너’라고 불린다. 실제 2011년 ‘무이파’, 2012년 ‘볼라벤’ 등 잇단 태풍으로 방파제가 부서져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다.

태풍 링링은 가거도항 방파제 건설현장을 강타했다. 링링이 내습한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52.5m로 거대한 파도가 가거도항의 수퍼 블록(케이슨)을 덮쳤다. 그 결과 케이슨(caisson) 14개 중 1개의 후면부 일부가 파손됐다. 파도가 몰아친 항 전면부는 멀쩡했지만 후면부 20여m가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파제 설계 파고(12.5m)보다 높은 12.54m의 파도에도 비교적 잘 견딘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해양항만연구팀 연구위원은 “가거도항 방파제가 아직 시공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초강력 태풍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며 “완공되면 100년 빈도의 태풍에도 끄떡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거도 주민들도 “초속 50m가 넘는 초강력 태풍에도 마을에 별 피해가 없는 것은 거대 케이슨 설치 효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가거도항 방파제 복구 공사는 내년 말 완공 예정으로 현 공정률이 68%다. 아파트 10층 높이의 28m, 무게 1만t짜리 초대형 콘크리트 박스인 케이슨 16개를 설치하는 공사로 2013년 7월 착공했다. 총공사비만 1700여억원에 달한다.

가거도항 방파제는 케이슨 내부를 흙이나 사석으로 가득 채워 대형 파도를 견뎌내는 구조다. 일반 방파제의 침식을 막아주는 64t짜리 테트라포드(Tetrapod)조차 날려버리는 강력한 파도를 견뎌내야 하는 대형 항만에선 대부분 케이슨 방식을 쓴다. 케이슨 1개 제작비만 개당 35억원이 넘는다. 가거도항에는 전체 16개의 케이슨이 설치될 예정이며, 현재 14개가 설치돼 기초공사를 마친 상태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탓에 우여곡절도 많다. 악천후로 공사지연이 잦아 추가 공사비 문제가 불거졌고, 연약지반개량공사를 둘러싼 특허 분쟁도 제기됐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완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거도항 방파제가 바람과의 사투라면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 저류배수시설’은 물과의 싸움을 위한 전초기지다. 큰 비만 내리면 침수피해를 입는 목동, 신월동 일대에 초대형 지하 물탱크를 만드는 건설공사다. 지난 2010년 9월에는 시간당 93㎜, 하루 최대 302㎜의 집중호우로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 일대가 잠겨 6017가가구 침수피해를 입었다.

신월 빗물 저류배수시설은 국내 최초의 대규모 터널형 빗물저장시설로, 축구장 50개 크기(저장용량 32만t)와 맞먹는 4.7㎞짜리 긴 지하 물탱크다. 1분당 최대 1만2360t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어 30년 빈도 강우와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끄떡없다. 이 배수시설은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물을 담아뒀다가(저류), 비가 그치면 안양천으로 방류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 1380억원 규모로 현재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이 현장도 지난 7월 말 집중호우 때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서울시가 해당 시공사를 상대로 입찰제한 절차를 밟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연재해에 맞서는 초대형 인프라는 완공까지 숱한 난관을 뚫어야 한다”며 “최고의 기술력과 불굴의 의지로 완공된 인프라가 사회 곳곳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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