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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SPECIAL] 자재반입에만 3일…인내로 이겨낸 ‘날씨와의 전쟁’
기사입력 2019-09-25 06: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동양건설산업 시공…울릉도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축조공사
   

          동양건설산업이 진행 중인 울릉도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축조공사의 전경

 

이달 17일 서울역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한 KTX는 2시간 뒤인 7시에 강릉역에 도착했다. 울등도항 여객선을 타기 위해 강릉여객터미널로 향했다. 기자와 동행한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출항 시각인 8시 30분까지 계속해서 파도의 높이(파고)를 체크했다. 파고가 3m를 초과할 경우 운항이 취소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의 파고는 2.5m로 비교적 준수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울등도 저동항까지의 3시간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맑은 날씨와 상관 없이 파고는 3m에 거의 육박했고, 여객선에 탑승했던 승객들 다수가 멀미를 하는 등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강릉, 포항 등 육지에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날씨와의 전쟁이다. 이건 2년여 전부터 운영 중인 건설현장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렇게 도착한 저동항은 더 없이 맑고 높은 가을 하늘과 깊고 푸른 바다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니 동양건설산업이 시공 중인 ‘울릉도 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축조공사(이하 축조공사)’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해군부두 옆 설치를 끝낸 북방파제의 모습

 /현재 공정률 84.5%…내년 10월 완공 앞둬

축조공사는 독도의 영토관리를 위한 해경 경비함과 해군 함정의 정박시설을 확보하고, 울릉도 사동항을 관광거점으로 키우는 한편 해상교통 중심기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2016년 발주했으며 동양건설산업 컨소시엄이 수주해 2016년 10월부터 축조공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공사 시작 3년이 가까온 현재, 공정률은 85%에 육박해 있다.

사동항에 인접하니 ‘ㄷ’ 자형의 건설현장이 눈에 확 들어왔다. 실제로 방파호안, 여객지원시설, 해군부두, 해경부두, 국가어업지도선부두 등 다수 시설의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총 305m인 여객부두 가운데 남은 150m의 공사가 현재 진행 중으로, 연말께 끝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사동항으로 진입을 위한 도로공사 등이 예정돼 있다. 내년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면 사동항은 새 옷을 입고 저동항, 도동항과 더불어 울등도의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시설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미 공사가 끝난 해군부두에서는 숙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건축공사가 별도로 진행 중이었다.

권혁찬 동양건설산업 현장소장은 “해상공사는 완료돼 공사가 쉬는 동절기(1∼3월)를 감안하더라고 내년 10월이면 모든 공사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저동항, 도동항 대비 취약했던 인프라가 대폭 보강돼 울등도를 대표할 수 있는 항만으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여객부두 공사를 위한 거푸집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공기 내내…파도, 바람, 눈 등과의 전쟁

동양건설산업이 축조공사로 계약한 금액은 총 공사비 기준 894억원 정도다. 본래 5개 선석으로 설계돼 있었지만,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계 변경을 통해 6개 선석으로 늘었고 공사비도 소폭 증가했다. 구체적인 축조공사의 내용을 보면 방파제 설치 480m, 접안시설 건설 1025m, 준설 및 매립공사(38만㎥), 부대공사 등으로 이뤄졌다. 규모나 기술의 난이도 면에서 객관적으로 ‘까다로운’ 토목공사에 속하지 않는다.

건설현장이 울릉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울릉도는 비교적 가까운 강원도 쪽 항구에서도 150∼180㎞ 정도 떨어져 있다. 여객선은 3시간 안팎으로 도착하는 거리지만, 자재ㆍ설비 등을 운반하는 바지선은 16∼18시간까지 걸린다. 게다가 파고가 높은 경우 선박이 불가능한 사례도 많다.

실제로 축조공사에는 콘크리트 8만6000㎥, 사석 및 피복석 40만8000㎥, 매립토사 38만4000㎥ 정도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육지로부터 들여온다. 한번 바지선을 통해 육지에서 싣고, 운반하고, 울릉도에 내리는 데 적어도 3일이 필요하다.

기후 조건이 좋지 않다면, 건설현장 입장에서는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신호 동양건설산업 공무팀장은 “자재 반입부터 시공ㆍ관리까지 모든 일정들이 비, 바람, 눈, 파도 등 날씨 조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자재를 가득 실은 바지선이 기상 악화로 울릉도 내 접안이 불가해 며칠을 기다렸던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축조공사를 끝낸 해군부두 부지의 광경

 

/현장 내 TTP 제작장 설치…너울성 파도에 가슴앓이

기후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 대표적인 사례가 ‘제작장’ 설치 시였다. 축조공사에는 콘크리트블록 4009개, TTP(테트라포트) 1025개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건설현장 인근에는 이를 제조할 2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할 수가 없었다. 포항에서 직접 제작ㆍ운반해 오면 공사비가 8억원 정도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여러 고민 끝에 동양건설산업은 건설현장 내 매립부지에 제작장을 만들기로 했다. 공사비도 줄이고, 운반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폭풍에 따른 너울성 파도가 울릉도에 다가오면서 건설현장 내 피해가 우려된 것이다.

너울성 파도란 바람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파도를 뜻한다. 넓은 바다에서 바람에 의해 시작된 작은 파도가 다른 파도와 반동을 하여 수심이 얕은 해안으로 밀려오면 점점 세력이 커지게 된다. 점점 힘이 쎄진 너울성 파도는 한꺼번에 솟구치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로 인해 건설현장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건설현장 밖으로 높이 7m 정도의 동방파제와 남방파제가 설치돼 있는 상황. 그러나 너울성 파도의 높이는 이를 쉽게 뛰어넘고, 그럴 경우 제작장에도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결국 폭풍은 건설현장을 비껴갔고, 콘크리트블록ㆍTTP 설치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다.

 

울릉도=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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