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특별기획-건설현장 추락사고 줄이자④건설안전 우리가 책임진다] 소규모 건설현장 현주소는
기사입력 2019-09-26 01:40:1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안전화가 전부…위험천만 ‘묻지마 안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신축 빌라현장. 7∼8명 남짓의 근로자들은 출근하자마자 안전장비도 없어 외부 사다리를 통해 2층 현장으로 올라가 전날에 놓고 간 장비를 집어들더니 그대로 작업을 시작했다. 현장에 설치해야 할 임시 계단이나 작업대, 비계는 보이지 않았다. 외부인이 현장을 지켜보는 것이 거슬렸는지, 한 남자가 나와 거칠게 항의했다.

안전장비를 왜 착용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을 작업반장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30분 후에 장비가 도착하는데 그전에 먼저 작업을 좀 해놓으려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건설현장 추락사망의 70.4%는 ‘작업자의 부주의’다. 기초적 안전장비만 갖췄더라도 사망사고로 연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위의 현장과 같이 기본적인 안전장비나 안전대 설치가 전무한 현장에서 작업하다 발생하는 사고도 ‘작업자의 부주의’로 치부할 수 있을까.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의 한 조합원은 “대형사들이 안전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하청을 거쳐 말단업체로 갈수록 목소리는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며 “특히 소규모 현장의 일꾼들은 새벽 인력시장에서 나오거나, 작업반장이 무작위로 데리고 다니는 인력들이라 안전장비는 안전화가 전부인 줄 아는 작업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현장에서 오래 일한 숙련공들은 대형건설사 현장을 선호한다. 이들은 매년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순위를 제일 먼저 챙겨 본다.

22년 경력의 철근공 배모(46)씨는 “30대 건설사만 벗어나도 현장관리가 많이 흔들린다”며 “어디 현장에서 일하자고 제의가 오면 가장 먼저 건설사 이름을 시평순위에서 찾아보고 100위 밖에 있으면 고사한다. 사실은 50대 밖의 건설사도 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시평순위를 따지는 이유는 순위가 내려갈수록 현장에서 안전관리에 사용하는 비용이 부족하고, 관리자들의 안전감독 의식이 다소 미흡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30년 이상 경력의 한 60대 기능공은 “현장 바닥만 봐도 안다. 작업자들이 발에 치이지 않도록 장비를 그때그때 치우는 현장이 있는가 하면 그런 것에 소홀한 현장이 있는데 건설사에 따라 이런 사소한 부분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현장을 숙련공들이 기피하며 저숙련ㆍ신규 근로자들 중심으로 안전관리가 태만한 현장에 집중 배치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목숨의 계급화’다.

경남지역 감리업체 대표는 “정부가 10대 대형사를 불러놓고 안전서약을 하는데 실제 사고사망은 중소규모 현장에서 훨씬 많이 나온다”며 “지역 건축공사 신고를 할 때 안전관리비 책정 여부를 따지든지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관련기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