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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리더 좌담회] “고도의 전문성 요구되는 인프라금융…여성 구분 무의미”
기사입력 2019-09-30 14:01:5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과거 10∼20년 전이면 몰라도 지금은 인프라금융업계에서 여성 인력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여성 인프라금융인으로서 차별받은 경험도 없지만, 그렇다고 특혜를 받은 기억도 없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각자의 역량에 맞게 평가받는 게 당연하다.”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인프라금융은 일반금융과는 결이 다른 특수금융에 속한다. 특수금융 가운데에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다.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특성상 금융은 물론 인프라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다. 사업성을 검토해 이를 바탕으로 각 사업에 맞는 금융구조를 짜고, 상환 스케줄을 고려해 최적의 금융조건을 확정한 뒤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게 여성 인프라금융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성 인력을 특별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동등한 동료로 인정하고, 평등하게 업무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프라금융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구성원’일 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 주어진 업무를 해내고 있다.

<건설경제>는 지난 23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본사 12층 회의실에서 여성 인프라금융인과 인프라금융업 및 민자 산업의 현안을 짚어보는 지상 좌담회를 마련했다. 조해리 KDB산업은행 PF1실 팀장과 △이미선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대체투자1팀장 △권미경 삼일회계법인 딜 FA본부 상무 △문미정 NH농협생명 투자운용부 인프라금융팀장(사진 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이들은 여성 인프라금융인으로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장단점, 인프라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미선 팀장은 “남자든 여자든 업무에 적합하거나 성향이 맞으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인프라금융업계에 남아서 활약하고 있는 팀장급 이상의 여성 인력들은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인프라금융 업무의 고유 특성에 자신의 성향과 성격이 맞아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원정호 금융부장 

 

△사회=인프라 금융 업무를 맡게 된 동기는.

▷문미정=공인회계사를 공부하다가 PF 업무 분야를 우연히 알게 됐다. 지인으로부터 PF 업무와 관련해 소개를 받은 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다가, 지난 2003년 NH농협은행에서 투자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지금은 NH농협생명에서 인프라금융 업무를 맡고 있다.

▷권미경=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뒤 SK건설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팀에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1년 만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부서가 와해됐다.

당시 우면산터널 제안 업무를 했는데 삼일회계법인과 협업을 하면서 회계 업무에 관심이 생겼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했다. 운용사와 생명보험회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일하면서 인프라 업무를  맡아왔고, 지금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인프라 관련 자문 업무를 하고 있다.

▷조해리=대학 때 알던 독일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 친구가 개발금융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 국제금융기구에 입사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 처음으로 개발금융이라는 업무를 접했던 것 같다. 2002년 산업은행에 입사했는데, 산은이 PF를 활발하게 하고 있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지난 2004년 PF부서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은행 생활의 절반은 PF 업무를 담당해왔다. 현재는 산업은행 PF 1실에서 미들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선=회계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회계사도 전문가이긴 하지만, 전문직 가운데에서도 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 바로 SOC 사업 관련 컨설팅 업무라고 생각했다. SOC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계법인에 지원해서 관련 업무를 시작했고, 사업타당성(F/S) 조사 관련 컨설팅 업무를 하다보니, 직접 투자기관에서 투자를 검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2013년 농협은행으로 소속을 옮겨 인프라 주선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경험하고 싶어 자산운용사로 이직해 운용 업무를 하고 있다.

△인프라 금융을 맡으면서 힘들었던 점과 보람 있던 점은.

▷조해리=인프라금융 업무에는 이해관계자가 많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이걸 조정하고 서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이 업무의 핵심이다. 그게 잘 안 될 때가 가장 힘들다. 쉬울 것 같다가도, 협의를 진행하다보면 무슨 일이건 어려움이 닥친다. 인프라 사업 특성상 장기사업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다. 반면에 힘든 사업일수록 나중에 잘 돼서 딜이 클로징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이미선=국내에 인프라금융이 도입된 지 꽤 오래됐고, 시장이 성숙해 정형화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섹터별로도 천차만별이고, BTO나 BTL 등 사업방식도 제각각이다.

정치적인 상황과 주무관청에 따라 사업 판도가 바뀌기도 하고, 사업 추진 시기와 추진 주체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모든 걸 금융구조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 이를 모두 고려해서 최적의 금융구조를 도출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딜이 클로징된 후 금융조달이 되고, 사업이 착공돼 준공ㆍ운용까지 되는 모습을 보면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권미경=민자사업은 준비 및 실행 기간이 무척이나 긴데, 그 과정에서 정부 정책이 변경되면 담당자로서는 굉장히 힘들다. 정부가 바뀌면서 인허가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부동산 PF와는 달리 세컨더리 마켓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자금재조달시 정부가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수익이 낮아져서다. 지분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수익의 절반을 정부가 가져가면 거래 자체가 활성화되기 어렵다. 부동산의 경우 대출채권과 에쿼티를 자유롭게 사고 팔지만, 인프라금융은 딜 초반에 참여하지 않으면 진입하기 쉽지 않다.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 관련 금융을 활성화할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

▷문미정=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조건이란 건 없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합의점을 좁혀나가는 게 인프라금융의 주된 업무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농협은행에서 금융주선 업무를 담당했다. 과거에 설정해놓은 금융조건대로 민자사업 자금조달을 추진하기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컸다.

그 당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금리 조건이었지만, 인프라 사업이 롱텀(long-term)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조건을 금융사들에 잘 설득시켜 사업을 추진했다.

재무모델을 50번까지 돌려보니,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은행 임원들과 주요 투자자들을 직접 설득해 딜을 클로징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투자했던 사업이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완료한 딜은 현재 모두 우량자산으로 ‘효자’ 취급을 받고 있다. 은행의 일반적인 금융 가이드라인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했지만, 인프라 사업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인프라금융업계에서 여성인력의 장점은.

▷문미정=남성이 다수인 사회에서 소수인 여성에 대한 관점은 있을 수 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이 부분은 업무적으로 뛰어나다고 할 만한 건 없다.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뿐이다.

▷조해리=15년 전 처음 이 업무를 접했을 당시, 여자는 나뿐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딜은 남성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인프라금융 업무를 수행하면서 참석하는 회의에 여성들이 굉장히 많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인프라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게 더 이상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동등한 업무 기회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각자 역량에 맞게 평가되는 게 중요하다. 업무는 자기를 증명하는 활동이다. 특별한 배려도, 특별한 차별도 있으면 안 된다. 나의 사회활동 참여 자체가 향후 여성 후배들의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미선=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진 것은 사회 트렌드다. 특별히 인프라금융 업계에서만의 현상은 아니다. 여성과 남성의 구분은 무의미하고, 업무마다 필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 여부가 인프라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느냐의 기준점이다. 현재 인프라금융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은 인프라금융 업무 특성과 자신의 성향이 잘 맞기 때문이다.

▷권미경=회계법인 딜 부문에서는 여성 파트너가 드물다. 각 기관별로 헤드급에 여성 인력을 둬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는데, 여성은 여성이 마케팅하고 남성은 남성이 마케팅해야 한다는 관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을 구분짓기에 앞서, 인프라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일 뿐이다. 간혹 여성 직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업무를 덜 배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여성 직원의 발전을 저해하는 거다.

△민자 인프라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

▷권미경=최근 민간제안 활성화를 위해 ‘최초 제안자 가점제’가 논의되고 있다. 사업을 제안했을 때 가점을 주면 3자 경쟁을 저해한다는 입장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제안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가점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제안은 제안대로, 경쟁은 경쟁대로 추진하는 투트랙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건설사 주도로 제안이 활성화됐는데, 실질적으로 일하는 건 엔지니어링사다. 제안 채택이 됐을 때 정부가 엔지니어링사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면 엔지니어링사가 활발하게 제안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페이백을 가점으로 주지 않고, 돈으로 보상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제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100억원이라고 할 경우,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정부가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보상비를 제공하는 거다. 이 금액은 입찰을 부칠 때 비용으로 더하면 된다. 사실상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정부가 아이디어를 사는 개념이다. 채택된 아이디어를 토대로 참여할 건설사를 모집하면 된다.

▷조해리=현재 국내 민자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많으나, 해외 사례를 참고해보면 기존 시설의 개량에 대한 수요나 친환경적 시설 재배치 등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사회인프라(social infra) 등에서 좀 더 다양한 분야로 적용 대상 확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강조되는 민자의 공공성 강화 및 민간사업자의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AP, BTL, 섀도 톨(shadow toll) 방식 등을 활용해 리스크의 적정한 분배를 통해 민자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민자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구축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선=민자사업 하는 사람으로서, 민자사업에 대한 질타 섞인 기사나 여론이 나오면 안타깝다. 우리 가족만 하더라도 고속도로 통행료 높인다고 하면 안 좋게 본다. 그러나 이건 민자 인프라 사업 속성까지 잘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얘기다.

민자사업이 도입된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필요한 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정부 예산과 추진 시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돈을 댈 수 없어, 민간자본을 끌여들일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민간자본을 가져오면 그만큼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민자사업은 민간에서 일정 수익을 보고 사업에 참여하는 거다. 이게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이 확산되는 건 옳지 않다. 통행료가 높다는 민원을 사업자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왜 통행료가 이 금액으로 설정됐는지를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미경=과거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시행으로 문제가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게 문제시됐을 때 정부가 나서서 정리를 깔끔하게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기에 민자사업에 과도하게 보장한 거라고 보지 않는다. 당시에는 시장금리가 높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것도 당연하다. 이제 저금리 기조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이 부분이 문제시된 거다.

▷조해리=초기에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동남아 인프라 민자사업에 참여할 때 MRG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민자사업의 기반을 닦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

△재무적투자자(FI) 주도의 사업모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문미정=시장은 FI 주도로 가고 싶어 한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사업은 FI 주도로 하면서 사업비를 낮추는 데 성공하고 금융까지 조달을 완료했다. FI가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건 건설출자자(CI)도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입찰 단계에서부터 경쟁에 참여해 사업을 하고 싶다면, FI 주도로 가는 게 맞다.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다. FI가 설계ㆍ시공ㆍ운영과 관련해 전문 분야가 아니다보니, 리스크를 통제해서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아직은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FI 사업모델의 성공 여부를 확답할 수는 없다. 초기 운영까지 무탈히 진행돼야 진정한 의미의 FI 주도 사업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앞서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에 FI 주도로 처음 참여했던 게 아직도 보람찬 일로 남아 있다. 사실상 업계에서 처음 도전한 일이었고, 당시 며칠 몇날밤을 지새면서 준비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을 반복했던 일이 생생하다.

▷이미선=FI 주도 모델은 FI가 하루아침에 얻어낸 결과가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게 맞다. 현재 민자 인프라 사업의 준공을 마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CI가 에쿼티를 팔아 엑시트를 하면 FI가 사업의 주인이 되는 구조다.

CI 에쿼티에 프리미엄을 주고 금융거래를 몇 차례 진행하면서, FI들은 건설리스크나 초기 하자리스크만 통제하면 사업을 주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FI의 의지라기보다는 시장의 방향이다. 다만 건설과 초기 운영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아직은 초창기이지만, 사례와 경험이 쌓이면 이 부분에서도 노하우가 생겨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미정=CI는 사업에 참여해 시공 마진을 보면 되는 거다. 위례신사선 등 최근 나오는 사업들이 FI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다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계속될지가 관건이다. 사실 GTX A도 초기에는 위험분담형(BTO-rs)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신한은행이 뛰어들 수 있었던 거고, 신안산선 역시 BTO-rs니까 검토할 수 있었던 거다.

▷권미경=철도보다는 도로가 수요 예측과 관련해서는 안정감이 있다. 도로는 BTO로 고시가 되면 FI 주도로 충분히 갈 수 있지만, 철도는 그렇지 않다. 정부 보전이 없으면 FI 주도로 하기 쉽지 않다. 외국 사례를 보면 맥쿼리가 제안 과정에서 많이 참여했다가 나중에는 엑시트를 한다. 투자전문가인 운용사가 인프라금융 업권에서 활성화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게 가능하려면 제도적인 선진화가 선행돼야 한다.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문미정=자산운용 수익률 때문에 보험권은 대체투자를 활성화할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의 큰 방향이다. 국내 인프라금융은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최근 몇 년을 봐도 규모 자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축소됐다.

▷권미경=우리나라 인프라시설은 이미 많이 구축돼 개발단계의 인프라는 몇 개 남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사고 파는 방식의 세컨더리 마켓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안타깝게 신규 인프라 사업도 부족하고, 세컨더리 마켓도 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미정=국내는 당분간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기 어렵다. 금융기관의 숙명상 돈은 굴려야 하니, 해외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 모두 동일하다. 이 과정에서 과잉 경쟁이 발생하고,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선진국에서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데에는 물리적ㆍ공간적으로 제한이 있어 불리한 여건이다.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경쟁하고, 딜에 참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금융기관의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적으로 해외 투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인력의 전문성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해외 인프라는 앞으로도 계속 요구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미선=국내 투자시장이 과열돼 있는 상황에서 해외로 과열 양상이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너무 성급하게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경향도 감지된다. 항상 우량한 딜만 조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량 딜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과 경험이 요구된다. 좀 더 정밀하고 세밀하게 사업성과 수익성을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해리=산업은행은 2003년에 처음으로 해외 PF팀을 만들어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데스크를 주요국에 보내서 현지직원을 채용하고, 금융자문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민자 인프라 사업 역사가 20년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PF 수준은 국제 시장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전 세계 인프라 시장에서 국내시장 비중이 약 5% 수준임을 감안할 때, 나머지 95%의 시장은 모두 해외에 있다. 해외로의 시장 확대는 국내 인프라금융계에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국내가 아닌 해외다 보니 그 나라의 법이나 시장 환경을 모두 알기 어렵다. 우리는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해석이 다를 수 있고 난관도 많다.

해외 투자가 확대된다고 해서, 국내 인프라 시장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프라 시설이 개발돼 선진화되면, 시간이 흘러 시설이 노후화되는 과정에서 민자 인프라 사업이 다시 필요해지게 된다. 꼭 신규 개발이 아니라 하더라도, 도로를 확장하거나 보수하는 시장도 고려해볼 만하다. 투자 대상도 다양화해야 한다.

▷권미경=과거 해외 주식이나 채권 투자를 하던 사람이 해외 인프라 투자를 겸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시기는 지났다. 인프라금융 전문가가 주도해야 한다. 최근 금융기관의 해외 인프라 투자 대부분은 선진국이 차지한다. 그러나 선진국 시장은 수익률이 높지 않고 경쟁이 치열하다. 포트폴리오를 분배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골고루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프라는 인구 성장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개도국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에 참여하다보면 리스크가 높을 수 있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정리=홍샛별기자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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