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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할 이유
기사입력 2019-10-22 07: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신한울 3‧4호기는 2008년 수립된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설계획이 확정됐다. 이후 부지 매입을 대부분 마쳤고 한전기술(주)와 종합설계 용역 계약이 맺어졌다. 2017년 2월에 산업부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았고 공사도 시작되었다. 예정대로라면 2021년에 준공될 것이었다. 공정에 맞추기 위해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제작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주요 기기의 제작에 착수했다.

  그런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공정률 약 30%에서 갑작스레 건설이 중지됐다. 2018년 6월15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천지1ㆍ2호기, 삼척대진1ㆍ2호기 건설 백지화 안건을 의결하면서 신한울 3ㆍ4호기 건설도 중지시킨 것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한수원 이사회가 알아서 긴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신한울 3ㆍ4호기는 건설 중단이 아니라 중지(中止)이다. 한수원이 집행한 비용만도 1539억원이고 두산에서 제작 중인 주기기를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의 매몰비용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신규 원전 건설중단 그리고 운영허가가 만료된 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금지라는 탈원전 정책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지도 않은 셈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의 생산기지인 창원에서 발생했다. 2020년 신고리 5ㆍ6호기 주기기를 납품하고 나면 두산중공업의 세계 최대 단조공장은 일거리가 없어진다. 두산중공업의 460여 협력업체도 같은 운명이 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에 보조기기를 공급하는 2000여개의 업체도 일감이 없어졌다. 원자력 등급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120개 기업은 라이선스를 반납할 상황에 이르렀다. 이른바 원전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0년간 각고 끝에 일군 원전산업 생태계가 한 정권에 의해 숨통이 끊어지는 것이다. 지난 7일 국정감사장에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윤순진 이사장은 미국의 원전건설이 비용문제로 중단됐다고 비꼬았다. 실은 미국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됐기 때문에 비싸진 것이지 우리나라 원자력이 비싼 것은 아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원전 건설이 미국이나 프랑스의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가능하지만 원전산업군이 붕괴되면 우리나라도 더 이상 값싸게 원전을 건설할 수 없게 된다.

  원전 수출은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정부가 원전 생태계의 붕괴는 방치한다면 그 약속은 믿을 만한 약속인가 믿지 못할 약속인가?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되면 과연 수출은 되겠는가? 민주도 좋고 복지도 좋고 안전도 좋지만 일단 살려는 놔야 할 것 아닌가.

  울진지역의 경제 또한 말이 아니다. 원전 건설을 기대하며 계획됐던 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빚을 내어서 지은 원룸은 텅 비어 있다. 사람이 떠나니 거래도 없다. 울진은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에 동의하면서 정부와 한수원으로부터 약속받았던 지역 지원사업은 공수표가 됐고 울진군 세수의 63%를 의존하는 원전이 줄어들면 울진군 세수 또한 줄어들고 지역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울진 주민은 이제 울다가 지쳐서 더이상 울지도 않는다.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원전 건설사들은 순환휴직을 하고 있다. 국내 대형건설이 마르니 다른 일감을 찾거나 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될 때마다 정부가 건설을 통해서 경기를 부양할 때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기자들이 똑똑하게 부작용을 지적해도 건설경기를 부양했던 것은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비난에도 그렇게 한 것이다.

  정부와 했던 약속, 사업자와 했던 약속이 정권이 바뀌면 부도수표가 된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이제 정부의 약속을 믿겠는가? 이전 정권에서 한 것이어서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게 나라인가? 이런 정치의 후퇴는 이 정권이 끝나도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에서 건설 재개에 59.5%가 찬성했고 건설 중단에 40.5%가 찬성했다. 골수 지지층을 빼고 셈한다면 19%퐁니트의 차이는 작은 것이 아니다. 신규 원전은 몰라도 이미 건설이 진행되고 있던 것은 짓도록 해주라는 것이 시민참여단이 보여준 강력한 메시지였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를 열어 니 애초부터 원자력발전을 유지 또는 확대하라는 설문이 축소하라는 것보다 많았던 것도 확인됐다.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창원지역의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 울진지역의 경제, 건설경기 부양을 고려하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은 재개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 신뢰의 후퇴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공개적으로 약속했던 소통도 한 번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정범진(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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