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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엔지니어 육성 시급하다] <하> “기술인 등급제, 이론 중심ㆍ독과점 부작용… 폐지해야”
기사입력 2020-02-12 05:00:2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역량 갖춘 인재 유입ㆍ양성 저해

기득권층에 유리한 제도 지적

해외처럼 경력ㆍ실무 우선돼야

 

 

‘PQ(사업수행능력)형 기술인’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낳은 ‘기술인 등급제’는 젊은 엔지니어 육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할 제도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기술자격제도와 글로벌 기준과의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론이 아닌 실무능력을 평가해 기술인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기술인 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재열 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실력을 갖춘 기술인 양성을 위해 도입된 기술 자격제가 오히려 각종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로 변질되고 있다”며 “특히 기술인 역량이 중요한 엔지니어링 산업에서는 젊은 엔지니어 유입과 양성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인 자격을 가진 이들만 사실상 엔지니어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편한 시각에 젊은 엔지니어들이 기술인 자격 취득에 상당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고, 따지 못한 이들은 엔지니어링 산업을 꺼리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기술자격제가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합격 기준을 대폭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모두 갖춘 이들에게 부여하는 자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기술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사실상 이론 중심으로 뽑는 셈이다. 그러나 캐나다와 영국 등은 경력과 실무 능력을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다. 캐나다는 면접 심사와 직업윤리시험(PPE)을 통과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또 기술자 3명의 추천서도 필요하다. 영국과 호주 등은 재직 기간 실무 능력과 면접 위주로 기술자격을 부여한다.

보고서는 또 기술인 등급제가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고학력자와 기술인이 부족했던 후진국 시절에 기술인 등급제를 도입했다. 많은 성과도 낳았지만, 기술인 등 기득권층의 지대추구 행위로 대외경쟁력 약화와 기술발전 저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대추구 행위란 공급량이 제한된 재화나 서비스를 독과점하는 방식으로 쉽게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에 따라 기술 등급제 악용에 따른 PQ용 기술인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이 부작용이 기업의 부담 가중과 청년 및 유능한 인력의 유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이다.

이재열 실장은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기술 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네덜란드, 독일과 프랑스 등은 기술인 등급제가 없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젊은 기술인 양성’에 역점을 두고 지난해 도입한 ‘새 PQ 평가기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토부는 PQ 평가기준 개정을 통해 엔지니어링 기업에 젊은 구직자 채용 확대를 직ㆍ간접적으로 주문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엔지니어링 산업의 고령화는 수요가 아닌 공급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젊은 기술인들이 엔지니어링 업종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고 하면서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불거졌다. 국토부가 고령화를 직시했다면 채용 확대가 아닌 젊은 기술인들의 유입책을 대안으로 내놨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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