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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벌점 산정기준 개정 일파만파] 선분양 막히면 사업 차질 불가피
기사입력 2020-02-13 15:39:08.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주택공급·분양가격 모두 악영향

“현행 건설공사 부실측정 벌점제도는 배수시설 관리 불량으로 인해 피해 발생의 우려가 있거나, 계측관리를 소홀히 해도 벌점을 준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총 벌점과 현장 수를 나눠 계산하면서 선분양 제한 기준인 1점을 초과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고, 선분양을 진행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누계합산으로 바꾸려고 한다. 주택업계는 선분양이 막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주택수요자는 분양가 상승이라는 악재와 마주칠 수밖에 없게 됐다.” - A건설사 B관계자

국토교통부가 선분양 제한 적용 기준이 되는 ‘건설공사 부실측정 벌점제도’를 강화하는 제도개선을 강행하면서 주택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산업 협회가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안을 건의하기도 했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택업계와 정부의 갈등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부실벌점 산정방식을 현재 ‘누계평균’에서 ‘누계합산’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A기업이 국토부나 발주처, 인ㆍ허가기관에서 100개 현장점검을 진행해 콘크리트 재료관리 소홀 등의 이유로 3점 벌점을 받았다면 현재는 0.03점으로 산정되지만, 앞으로는 100배인 3점으로 산정되는 구조다.

주택업계가 반발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벌점이 누계합산 방식으로 산정될 때 적용되는 ‘선분양 시기 제한’으로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택업계는 그동안 사업비 자금조달 어려움과 금융비용 증가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을 고려해 선분양을 선호해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대로라면 건설현장이 많은 대형사일수록 선분양 시기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전반적인 주택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견기업도 누계합산 방식의 벌점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변경될 누계벌점 기준으로 3점을 받은 A기업은 앞으로 모든 주택사업 현장에서 선분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선분양 시기 제한은 벌점이 1점 이상일 때에는 3분의 1 이상 골조공사 완료, 3점 이상일 때에는 3분의 2 이상 골조공사 완료, 5점 이상일 때에는 골조공사 완료, 10점 이상이면 사용검사 후에 분양을 할 수 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누계평균벌점에 따라 선분양 제한 조치를 받은 기업은 196개사에 달한다.

이를 누계합산으로 변경하게 되면 그 숫자는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주택공급 시기와 분양 가격 모두가 뒤틀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1개 현장점검 과정에서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1점 이상의 벌점을 받게 되면 기업별로 100여개 이상에 달하는 모든 주택사업지의 분양 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누계평균 방식의 현행 벌점 산정방식을 유지해 주택공급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이지만, 단순 오시공 또는 현장이나 공정관리 미흡과 같은 경미한 사항까지 벌점을 부여하는 사항에서 벌점산정 기준을 바꿔 기업경영과 밀접히 연관되는 선분양을 가로막는 것은 과도한 처벌”이라며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어려움도 큰 문제지만, 정작 수요자들이 분양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피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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