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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OC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촉구한다
기사입력 2020-02-21 06:00:1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박동규(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전체 재정은 크게 늘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실제 지난 2010년 293조원이었던 재정 규모는 지난해 기준 470조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25조원을 웃돌았던 SOC 예산은 2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한 22조300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전체 재정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처럼 SOC 예산 축소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의 SOC 스톡(총량)은 국민후생을 극대화하는 적정 수준에서 50∼60%나 현격하게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리나라의 SOC 스톡은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 비교를 해봐도 경쟁국 대비 미흡한 수준이다.

  SOC 재정투자에 대한 구조적ㆍ추세적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SOC 부족분(Gap)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사실상 민간투자사업 확대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결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SOC 민간투자사업은 지난 2007년에 사업 수(121개) 및 총 투자비(10조6000억원) 모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인 침체에 빠져 있다. 장기 침체에 빠진 국민 경제의 활성화와 만성적인 SOC 부족의 해소를 위해 SOC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과 시장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정부는 지난 1월 올해 최대 17조원 규모의 신규 민간투자사업을 발굴,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제안비용 보상 확대 및 최초 제안자 우대 가점 상향 등 민간이 그동안 제안했던 내용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이 발표안에 담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제3자 제안공고 시 최초 제안자에게 총 평가점수의 10% 이내에서 우대 가점을 부여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우대 가점이 평균 1%에도 못 미쳐 민간이 창의적인 신규 사업을 제안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부분을 인정하며, 우대 가점을 2∼4%까지 확대하고 보상비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의견 차이로 구체적인 실행안 마련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라는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추진 중인 한 민간투자사업에서는 주무관청이 최초 제안자 우대 가점을 상향한 사례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교적 높은 제안자 우대 비율이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와 같이 민간투자사업의 실효성 있는 활성화에 적지 않은 장애가 등장하고 있어 정부 주도의 조속하고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나라의 SOC 공급이 적정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 인구 구조의 노령화, 예산지출의 우선순위 등 제반 환경을 고려할 때 SOC 부족은 예상보다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참작해 전통적인 SOC의 기획ㆍ자금조달ㆍ시공ㆍ운영 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되는 SOC 개발의 전 과정을 세금을 통한 재정투입으로는 충당할 수도 없고 타당성도 수반되지 않는다. 결국 대안은 민간투자 확대밖에 없으며 이때 화두는 민간투자를 어떻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모아져야 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현 민간투자 침체상황에 대한 정부와 민간 모두 ‘반성과 발상의 대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정권에 따라 춤을 추던 ‘SOC 민간투자’에 대한 철학과 논리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민간투자 정책 수립 및 변경에서 정부와 민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정부가 민간투자와 관련된 각종 정책을 신규 도입하거나 개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와 사용자로서의 시민의 의견 수렴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향후 법 개정이나 기본계획 변경 등 제도 개선 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사전에 충실히 수렴해 반영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민간투자사업에 수반되는 수요 리스크 및 당사자 간 적절한 배분 문제는 정부가 앞장서 시장 현실을 감안한 재고가 필요하다.

  셋째, 건설기업과 금융회사 등 민간업계도 자사의 이익추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 민간투자 제도 및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공동 목표 달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이렇게 팀 코리아(Team Korea)로 뭉쳐서 고민할 때, 국내 민간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성장률 제고는 물론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글로벌 SOC 민관협력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 시장에 ‘한국형 민관협력사업(Korean PPP)’ 모델의 수출도 본격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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