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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아롱다롱 제자들
기사입력 2020-05-15 06:00:2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38년여의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ICT(정보통신기술) 영역에서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가르쳐 온 제자 수를 헤아려 보니 1만7000명 정도 되는 듯싶다. 이 중에는 박사 50여명과 석사 100여명도 포함돼 있다. 제자들이 많다 보니 ICT 대기업의 임원, 대학교수, 고교 교사, 개인 기업 사장 그리고 언론계와 문화계 간부 등 종사하고 있는 분야도 다양하다.

  이 많은 제자 중에서 지금까지 소통하고 있는 제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니 조금 유감스럽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스승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잘 못 가르친 자업자득인 까닭에 누굴 탓할 일은 아니다. 필자 역시 그동안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들께 문안 인사조차 신경 쓰지 않았거나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사 지도교수님과 고2 담임 선생님과는 지금껏 소통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런데 한 제자는 매년 스승의 날이면 어김없이 축전을 보내주거나 전화를 한다. 몇몇 제자는 잊을 만하면 안부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다. 또 미국에 이민 간 여제자 역시 가끔 안부 메일을 보내온다. 이처럼 필자를 잊지 않고 연락해 오는 제자들에게 한없는 고마움과 함께 가르친 보람도 느낀다. 이상한 일은 연락해 오는 제자들과 필자는 전혀 특별한 인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필자의 기억에는 없지만, 필자로부터 아주 적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것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교수도 써 주지 않던 입사 추천서를 써 준 일, 힘들 때 말 한마디로 격려해 준 일, 회사에 취업을 시켜 준 일 등.

 그러나 이제 와 연락하고 안 하고가 뭐 그리 대단하고 중요할까. 자신들의 영역에서 열심히 하면 될 일이고, 삶이 바쁘다 보면 연락 못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 말이다. 다만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사자성어의 뜻처럼, 제자들이 스승인 필자보다 더 나은 인물들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이윤배(조선대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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