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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엔지니어링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려면
기사입력 2020-05-18 06:00:2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김용구(도화엔지니어링 글로벌부문 사장)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시장은 약 90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교통 분야가 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석유(22%), 건축(18%), 발전(11%) 순이다(ENR 2019년 조사).

  이처럼 막대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0.8%로 상당히 미미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건설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점유율은 위상에 비해 초라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엔지니어링 시장이 사실상 포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링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어떻게 해야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나가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힌트를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생각해봤다.

  첫째,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링 하면 건설산업 가운데 설계ㆍ감리 등을 담당하는 ‘Minor part(마이너 파트)’ 정도로 보는 게 현실이다. 역할보다 낮은 위상은 사업대가에서도 잘 드러난다. 공사비 요율방식 기준 300억∼5000억원 중대형 공사에서 기본설계 대가는 1.21∼1.98%, 실시설계는 1.65∼4.03%, 공사감리는 1.23∼1.33%에 그치고 있다.그러나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들은 최저 5%에서 최고 50% 이상(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건설사업에서 엔지니어링사는 PMCㆍ설계ㆍ감리비로 총 사업비의 54%를 수령했다)까지를 사업대가로 받고 있다. 이 같은 대가는 세계적 명품을 만들었고, 수백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지니어링이 건설(시공)을 주도하는 이른바 ‘Engineering based Construction(엔지니어링 기반의 건설)’이 기본 구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설산업 하면 대부분 시공을 먼저 생각하고, 해외 진출도 시공이 중심이다. 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 혁신전략이 소개한 바와 같이 엔지니어링은 지식산업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이다. 우리도 인식을 바꿔 엔지니어링을 지식산업으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둘째, 효율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ENR 50위 이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현재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최소 1조원 이상의 연 매출과 10%대에 이르면 영업이익률로 충분한 여력을 갖춘 상황이다. 여기에 해당 정부가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디지털화가 상당히 더딘 모습이다. 일부 기업이 자체 노력으로 ‘BIM(빌딩정보모델링)’과 ‘Engineering Platform(엔지니어링 플랫폼)’ 등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이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연구ㆍ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다국적 IT기업에 지불하는 프로그램 사용료가 적지 않다. 정부가 이들 비용의 직간접적 지원이나 BIM Library(라이브러리) 공동개발 또는 무상제공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

  발주ㆍ계약 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 정부는 엔지니어링산업 발전 전략으로 PMC(사업총괄관리)와 FEED(기본설계) 등을 제시했다. 이들 시장에 진입하려면 유사실적이 필요한데, 해외에서 이를 쌓기에는 현 구조상 쉽지 않다. 결국 정부가 시범사업 도입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업계 스스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 필자 경험상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요건은 진출하는 나라의 국민과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학과 기술 등을 모두 갖췄지만, 이런 부분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를 종종 봤다. 추가 수주도 어려워진다. 또한, 해외에서 일하는 기술자 모두 ‘내가 국가대표’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기술자들은 국내에서 충분한 실력을 연마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반도체, 자동차, 케이팝(K-pop) 등이 이룬 ‘코리아 브랜드(KOREA Brand)’는 결코 쉽게 쌓인 성과가 아니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나가 안착이라는 성과를 낳으려면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어우러져야 한다. 결국 엔지니어링사들의 원활한 해외 진출 비결은 민관 협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정책 전략을 세우고, 공적 개발원조(ODA) 사업과 금융지원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다시 한번 민관이 힘을 합쳐 새로운 비전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엔지니어링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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