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이수완의 공공미술 산책] <24> 다니엘 피르망作 ‘인프라 그라비티’
기사입력 2020-05-22 10:47:2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거꾸로 서 있는 코끼리…익숙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
   
   
   이수완 대표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코오롱 One & Only Tower 앞에는 거꾸로 서있는 코끼리 한 마리가 있다. 거대하고 육중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받침 역할을 하는 건 오로지 코 하나이다. 마치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에 등장할 법한 설정이다.

 더구나 약 8m에 달하는 이 코끼리는 매우 사실적이다. 피부의 주름 하나까지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때문에 멀리서 보면 마치 살아 있는 코끼리를 눈앞에 데려다 놓은 듯하다. 물론 어느 코끼리도 중력을 무시한 채 코 하나로 서 거꾸로 서 있을 수는 없다. 작품이기에 가능한 자세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출신 작가 다니엘 피르망(Daniel Firman)의 ‘인프라 그라비티’(Infra Gravity)이다. 인프라는 특정 한도를 넘어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접두사로 중력을 뜻하는 그라비티와 만나면 ‘중력을 넘어섰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미술언어로는 전통조각의 수법을 가지고 있지만 상식을 넘어선 혹은 아이러니한 상황을 순간적으로 연출함으로써 조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의미로까지 확장된다.

 조각은 회화와는 다르게 아무래도 재현 수법에 있어서 조금 더 리얼리티를 표현하기에 용이하다. 2D가 아닌 3D가 가능하므로 보다 실재처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거꾸로 서있는 코끼리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보다 조각으로, 그것도 실제 크기로 구현하면 조금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시각적 장치를 바탕으로 작가는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중 하나가 거꾸로 솟아 있는 코끼리의 형상을 통한 세상의 모든 익숙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다. 익숙함을 낯섦으로, 낯섦을 익숙함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예술이니 어쩌면 ‘인프라 그라비티’도 전형적인 예술론에 입각해 있는지도 모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떠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어려운 자세를 유지하는 코끼리를 볼 때면, 빌딩 앞의 공간은 마치 공기가 없는 우주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거꾸로 서있는 코끼리는 공간마저 달라보이게 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도아트컴퍼니 대표)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