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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의 공공미술 산책] <25> 김인겸作 ‘트윈 리브스’
기사입력 2020-05-28 06:00:2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박달나무의 나뭇잎
   
서울 한국일보 사옥 터(2010)
   
   이수완 대표

 서울 경복궁 앞에 위치한 ‘트윈 트리 타워’는 그 이름부터가 독특하다. 타워(tower)야 모르는 이 없겠지만, 트윈 트리(쌍둥이 나무)가 가리키는 나무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알고 보니 박달나무였다. 건축가 고 김수근이 설계한 한국일보 사옥 자리가 재개발되면서 2010년 현재의 건물이 들어섰는데, 건물 형상을 박달나무 밑동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예로부터 박달나무는 신성시되어 왔다. 건국신화를 보면 단군 왕검이 박달나무 아래에서 신시(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 세웠다는 도시)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박달나무는 민족의 서사가 담긴 영험한 기원수(起源樹)인 셈이다.

 ‘트윈 트리 타워’를 설계한 건축가는 갈라진 고목나무 밑동을 응용해 ‘쌍둥이 유리빌딩’을 세웠다. 두 개의 건물 겉은 모두 통유리로 채웠고, 전체적으론 완만한 곡선이 물결처럼 굽이치도록 디자인했다. 전면에는 검정색 띠가 촘촘하고도 부드럽게 감싸고 있어 심심함을 달랬다.

 중요한 건 실제 나무 밑동처럼 굵직하게 홈이 파인 모습에 있다. 멀리서 보면 위와 아래 각각 오목하고 길게 팬 줄이 놓여 있다. 언뜻 봐도 나무의 그것과 진배없다. 여기에 경복궁 앞이라는 역사적 요소도 고려했다. 장소성을 배경으로 한 전통적 맥락에 박달나무와 역사성을 덧칠한 조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섬세하게 계획된 건축물 앞에는 과연 어떤 작품이 어울릴까. 아마도 작가는 이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결과 박달나무 나뭇잎을 내놨다. 바로 김인겸 작가의 작품 ‘트윈 리브스’(쌍둥이 나뭇잎)이다.

 이 작품은 박달나무에서 떨어진 듯한 나뭇잎 모습을 취하고 있다. 가운데 부분만 바닥과 맞닿아 있고, 양쪽은 반원을 그린 채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중간엔 줄기도 새겨 사실성을 더했다.

 재밌는 건 나뭇잎치곤 꽤 큰, 길이 10.7m, 너비 2.4m, 높이 8.2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데 바람이 불면 당장이라도 날아갈 듯한 여운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또한 이 나뭇잎은 햇살 가득한 날이면 빌딩 유리창에 반사되며 쌍둥이로 변신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작가는 나뭇잎 하나를 더 만들지 않고도 ‘트윈 리브스’라고 작품을 명명할 수 있었다. 건축가만큼이나 작가 역시 참으로 꼼꼼하기 짝이 없다. (도아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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