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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갑자기 ‘리모델링’에 눈길…배경은? 
기사입력 2020-06-01 06:4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청와대와 정부가 갑작스럽게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고된 가운데 건설 부문의 고용유발 효과가 큰 점에 주목한 행보인데, ‘그린뉴딜’이란 이름으로 정책자금 지원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건설사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3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청와대 중심으로 건축물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전략으로 꼽은 ‘한국판 뉴딜’에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연계하는 구조인데, 사업 추진을 주도하는 기관이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이하 소주위)다. 소주위가 나섰다는 것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의 배경에 일자리 창출 정책이 깔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소주위에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며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 강조하고 있다”라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큰 건설을 경기부양책으로 써야 하는 상황인데 이번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맞춘 건설 프로젝트를 발굴하다 보니 리모델링 사업이 부각됐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안은 국토부와 LH가 주도해 청와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녹색건축물 조성사업’으로 추진하던 프로젝트를 ‘그린뉴딜’ 대상에 올려 사업 확대를 건의한 것이다.

실제로 LH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5만2000여건에 달하는 건축물 에너지성능 향상 사업을 시행했고, 여기에는 국비 390억원이 투입됐다. 국토부와 LH는 앞으로 10년 동안 37만건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에서 ‘그린뉴딜’로 리모델링을 건의한 배경은 건설사 진입 장벽이 낮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특히 크기 때문이다.

‘그린뉴딜’의 원칙은 제조업과 건설업을 통해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단기간 내 효과가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사업 진출 문턱이 높으면 정책자금 집행 효과가 떨어진다.

하지만 현행 그린 리모델링 사업자 등록기준은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건축분야 중급기술자 또는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에 따른 건축물 에너지평가사 1인 이상만 확보하면 된다. 등록기준이 다른 건설분야보다 까다롭지 않은 상황인데 종합건설사는 모두 해당되고, 전문건설업에서는 실내건축과 습식방수, 금속창호 업종은 진출이 무난하다.

국토연구원은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건당 공사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지역의 소규모 건설사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의 업역규제 폐지로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건설업 평균 일자리 창출 효과는 1억원당 0.82명이지만, 리모델링 부문은 1.11명에 달한다.

국토부는 “특히 리모델링은 설계·보상 등의 절차가 없어서 평균 3개월 안에 인력과 자재 투입이 가능한 데다 인테리어 등 전후방 산업 일자리 창출도 가능한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민간 호응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구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자본 유치가 절대적이라고 지적한다. 건설사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업계는 시큰둥하다. 관련 특별법을 만들어 도시재생·도시정비사업과 연계하지 않는 이상 건설사들이 참여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무리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일단 공짜가 아니고, 우리나라 특유의 전월세 문화 속에서 건축주들이 리모델링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거의 전무하다”라며 “시장논리를 따르지 않는 이상 민자유치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정부 이자지원 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인데 업계는 ‘리모델링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의 건축법과 주택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뛰어넘는 상위법으로서 인허가와 안전성 검토 단계를 과감하게 줄여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형 건설사 도시재생 담당 임원은 “건물이 더 노후할 때까지 기다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는 건축주에게 리모델링을 하자고 권하려면 최소한 용적률을 추가 완화해 주는 등의 분명한 보상이 제시되어야 한다”라며 “현재 도시재생 사업에 민간자본이 안 들어가는 이유도 도시정비보다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국토부 등에 보다 유연한 방향을 제시해야 민간자본이 움직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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