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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협회 철도 분과위원회,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기사입력 2020-06-01 08: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국전기공사협회가 철도분과위원회를 만들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형 철도전기업체들 사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공공사 입찰에 보다 많은 기업들을 참여시키자는 취지로 발족하는 분과위가 전문성이 낮은 업체들이 난립하는 부작용만 양산할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위원회의 구성 과정에서 전문성이 풍부한 업체들이 배제되면서 의혹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공사협회는 산ㆍ학ㆍ연의 전문위원들을 위촉해 철도분과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 분과위의 주된 임무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주요 발주처에서 나오는 철도 관련 전기공사의 진입장벽을 낮춰 최대한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재선 협회장도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한 직후 “다양한 업체들이 공공 발주에 도전할 환경을 만들어 대ㆍ중소기업 간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위원회란 게 업계 관측이다.

문제는 분과위 발족을 위한 첫걸음 격인 자문위원 구성 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 전문성이 풍부한 업체들이 위원 명단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것. 철도전기 전문업체들은 학계, 연구 분야의 위원들의 자격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산업계 위원진의 경우 협회의 입장에 우호적인 인사들로만 채워지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점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산업계 위원진들로만 구성될 경우 위원회 논의 자체가 철도전기공사의 품질, 안전을 우선시하는 전문성보다는 나눠먹기 식 형평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 입장에서는 ‘전문성’보다 ‘형평성’을 중심으로 발주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협회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할 산업계 위원 중심으로 분과위를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류 회장이 주도하는 입찰 문호 확대라는 협회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최근 수년간 철도와 관련한 대형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주요 발주기관들마다 특정공사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개편하는 추세와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마치 소수의 기업들이 철도 관련 전기공사를 독점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는데, 실상 컨소시엄 등을 통해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할 기회가 있다”며 “기회의 평등도 중요하지만 진입장벽을 너무 낮춰 버리면 수주한 후 하도급사에 몰아주는 페이퍼컴퍼니가 난립하고 공사 자체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와 관련, 전기공사협회는 분과위가 자문기구일 뿐, 모든 의결권은 이사회에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 철도분과위원회의 위원 위촉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도 않았다”며 “게다가 분과위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문기구 역할을 하는 위원회일 뿐, 의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안종호기자 j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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