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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6배 뛸 때 ‘안전’ 설계비는 고작 3배 올라
기사입력 2020-06-29 05:00:1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기획]삼풍백화점 붕괴 25주기…대한민국은 안전합니까



‘안전 직결’ 구조ㆍ건축설계비 등

물가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낮아

국민총생산 세계 12위에 걸맞은

투자 확대로 안전시스템 강화해야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85-3번지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비스타’. 이달 초 전용면적 220㎡(67평, 6층) 아파트가 22억원, 평당 3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팔렸다. 최고 37층짜리 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른 게 이 정도다.

이 단지는 대한민국 최악의 붕괴 사고로 기록된 ‘삼풍백화점’ 터에 자리 잡고 있다. 당시 최고가였던 삼풍아파트 앞에 들어선 삼풍백화점은 문을 연 지 5년여 만인 1995년 6월29일 무너졌다. 붕괴 시작 5분여 만에 건물이 폭삭 주저앉으면서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실종 6명 등 총 1445명의 사상자를 냈다.

삼풍백화점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경제의 취약한 안전의식이 낳은 ‘부실 건물’이었다. 설계 당시 정밀한 구조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기둥 두께는 기준보다 25% 이상 얇았고, 가는 철근은 듬성듬성 시공됐다. 4층으로 설계된 건물이 5층으로 불법 증축됐고, 무리한 확장 공사로 구조체 곳곳이 훼손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삼풍백화점이 5년 넘게 버틴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 후 25년이 지났다. 과연 대한민국 건물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국내 최고가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최근 매매가격은 평당 1억원 안팎이다. 아파트값이 평당 600만원 수준이던 25년 전보다 무려 16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안전과 직결된 건물의 뼈대를 짜는 구조설계비는 평당 600원에서 2000원으로 1400원(3.3배) 인상에 그쳤다. 같은 기간 건축설계비도 1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물가인상률을 한참 밑돌았다. 평당 수억∼수십억원 값어치 건물의 설계비라고 하기엔 너무 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상식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건물 값어치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건물안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인색하다”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국민총생산(GDP) 규모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건축안전 시스템을 갖출 때가 됐다”고 말했다.

1986년 시내 7층 건물 붕괴사고 후 건설안전법을 만들어 후속사고를 막은 싱가포르의 건설현장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Don’t learn safety by accident(사고로 안전을 배우지 말자).

 

[공동기획_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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