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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무료라더니…증권사, 10년간 2조원 부당이득 챙겨
기사입력 2020-07-02 13:44:4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경실련·주식투자자연합회, 자체 분석 결과 발표

증권사들이 비대면계좌 주식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것처럼 허위 광고를 하면서 실제로는 여러 비용을 투자자들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지난 10년간 약 2조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사가 지난 10년간 매매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내세워 투자자를 속이고 유관기관제비용을 불법징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전체가 입은 피해 금액은 최소 2조원”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2009~2018년 주식위탁매매 시장 전체 거래대금과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유관기관제비용률을 평균 0.005%로 가정해 추산했다.

경실련은 “이에 연 2% 복리이자를 감안하면 증권사들이 시장 전체에 배상해야 하는 손해액은 2조2011억원이고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1조4198억원으로 산정된다”며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1명당 20만~30만원 정도 손해배상해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유관기관제비용은 한국거래소의 거래·청산결제수수료 등과 예탁결제원의 증권사·예탁 수수료, 금융투자협회 협회비 등이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거래소·예탁원에 내는 정률 수수료는 거래·청산 결제·증권회사 수수료 등 3가지가 포함된 것으로, 거래대금의 0.0036396%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별로 제비용률이 일정한 산정기준이나 회계기준 없이 산정되면서 정률수수료 외에 협회비 등이 추가되면서 제비용률은 거래금액의 0.0038~0.0066%까지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선아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유관기관제비용을 부담하는 주체는 엄연히 증권사임이 명백한데 제비용 전가 금지 규정이 없다고 해서 이를 투자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증권사마다 제비용률이 각각 다른 점도 그 자체로 매우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것으로 자본시장법을 왜곡하는 명백한 불법적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14곳에서 2013년 9월~2020년 4월 시행한 관련 광고 69건을 수집해 자체 분석한 결과 표시광고법, 약관법, 자본시장법 위반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총 584건 적발했다고도 밝혔다.

유관기관제비용으로 수수료를 받았기 때문에 실제 매매거래 수수료는 유료임에도 비대면계좌 개설광고에 ‘거래수수료 무료’라고 표시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이며 유관기관제비용률을 사전에 광고·약관·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지 않은 것은 약관법,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들이 한 행위는 마트에서 1만원짜리 수박을 무료라고 해놓고 밑에 조그맣게 농민 수수료 3000원 별도라고 표기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며 “100원을 훔쳐도 돈을 훔친 것인데 증권사들이 소액이라고 죄의식 없이 10년 넘게 금융소비자를 속였다”고 꼬집었다.

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6월 22개 증권사를 상대로 점검에 나서기 전까지 대부분 증권사는 제비용률에 대해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유관기관제비용률 산정기준을 투자광고·약관·홈페이지 등에 최소 10년 이상 공시하지 않았고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은 최소 9년 이상,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최소 8년 이상 미공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금감원의 권고 이후에도 일부 증권사는 무료라는 말을 혜택으로만 변경하는 등 여전히 개선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감사원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나서서 조사하고 관련 증권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수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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