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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열차 기술, 개발하면 뭐하나
기사입력 2020-07-03 05:00: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철도硏, 수년간 국책사업 끝에

자갈로 된 궤도, 시멘트화 성공

철도公 관료주의적 검증절차 탓

신기술 인정 받고도 ‘사장 위기’

中·日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도

수직적 행정시스템에 잇단 제동

 

시속 400㎞ 이상 초고속열차 시대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 기술이 철도 공기업의 관료주의에 막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도기술연구원이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로 개발한 ‘급속 궤도 경화 기술’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교통신기술(제49호)로 지정받았지만, 상용화를 위한 실제 노선 검증이 철도시설공단의 반대로 멈춰 섰다. 이 기술은 기존의 자갈 궤도를 단시간에 안정적으로 시멘트화시키는 것으로, 시속 400㎞ 이상 초고속열차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철도연의 성능검증 신청에 대해 1차 심의에서 ‘노반 구조물을 비롯한 설계도 및 시방서의 전면 보완’을 요구했다. 철도연 연구팀은 이를 준비하는 데만 4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고 판단, 사실상 심의를 포기했다. 수년간 국민 세금으로 개발한 기술을 검증할 시험노선을 못구해 책상서랍 속으로 직행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철도연이 5년을 투자해 2018년 국산화한 ‘슬라이딩 궤도’ 역시 비슷한 처지다. 이 기술은 궤도 슬래브 아래 저마찰 슬라이딩층을 설치해 상호 마찰을 줄여준다. 독일이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고속철 시장이 급성장 중인 중국에선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다. 하지만 이 기술 역시 상용화를 위한 검증을 위해 철도시설공단에 시험 부설을 요청했지만 ‘1년간의 운영 실적’을 요구하며 거절했다. 철도연 관계자는 “상용화를 위한 검증 선로를 건의했더니 1년간 상용화 실적을 가져오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철도연이 2011년 개발한 ‘고성능 고무마운트를 이용한 플로팅 슬라브 궤도’ 기술도 8년째 성능검증이란 장벽을 넘지 못한 채 멈춰 서 있다.

전문가들은 한ㆍ중ㆍ일 3국이 차세대 고속철 시장을 놓고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공기업의 태도가 너무 안일하다고 비판한다. 국토부는 오는 2025년까지 시속 400㎞의 차세대 고속철 운행을 목표로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구간의 기본계획에 초고속열차 도입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해 5월부터 센다이~아오모리 280㎞ 구간에서 시속 400㎞의 차세대 신칸센 고속철도(알파-X) 시험운행에 들어갔다. 중국은 2017년 자체 개발한 최고시속 400㎞ 고속철 ‘푸싱호’를 베이징~상하이 노선에 투입했다.

건설 및 시설 담당인 철도시설공단, 운영 담당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복수의 시어머니가 존재하는 ‘상하분리’ 정책도 혁신기술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구조에선 2025년 차세대 고속철 운행은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일부 기술은 현실적으로 성능 검증이 어렵다”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선을 내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나지운기자cat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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