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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R&D 투자로 차별화 성공… 동남아 등 해외개척 적극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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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7 06:20:08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 안전진단업계 최강자 한영필 장민이엔씨 대표이사
   
한영필 장민이엔씨 대표가 서울 문정동 사무실에서 LTE통신망을 이용해 노후 교량의 처짐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장민이엔씨는 최근 이 기술로 건설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안윤수기자 ays77@



“안전진단업체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전국 곳곳에서 노후화로 무너지는 건물들이 속출했을 겁니다.”

올해 안전진단업계의 매출 1위 업체 ‘장민이엔씨’를 이끌고 있는 한영필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는 스스로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기처럼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안전진단업과 시장 현황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안전진단업은 과거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1995년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태동한 업종이다. 정부가 해당 법을 토대로 일정 규모 이상의 토목ㆍ건축 시설물을 대상으로 준공 이후부터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을 의무화하면서 안전점검ㆍ진단 시장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간단히 말하면,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위해 자동차 점검을 받듯이 2년, 5년마다 정기적으로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이후 안전과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가 점차 세분화, 구체화됐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물이 축적되며 안전진단업의 업무 영역은 꾸준히 확대됐다.

안전진단업 시장은 매년 약 15%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532억원 규모였던 발주금액은 △2015년 1758억원 △2016년 1942억원 △2017년 2593억원 △2018년 3269억원 △2019년 3723억원으로 과거 5개년 평균 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발주금액은 4240억원으로 전망되며, 오는 2024년에는 7133억원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전진단시장 업무를 하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1283개(안전진단전문기관 720개, 유지관리업체 563개)였던 등록업체 수는 지난해 2421개(안전진단전문기관 1164개, 유지관리업체 1257개)로 많아지는 추세다.

 

 

△업체 수가 많아지는 만큼, 경쟁 역시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다. 장민이엔씨가 취한 차별화 전략은.

최근 5년간 매년 매출이 200%씩 성장했다. 올해는 1분기 기준 안전진단회사 중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 안전진단업계에서 이뤄지던 업무수행 방식은 일본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접목하는 방식이었다. 때가 되면 안전진단 용역이 발주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관성적으로 해오던 일을 해오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대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R&D 투자를 통해 직접 기술개발을 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꿈꿨다.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한 끝에 최근 들어 건설신기술이 개발되며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국내 1000여개의 안전진단업체 중 신기술면허를 획득한 업체는 단 2개에 그친다.

지난 2018년 건설신기술로 지정된 ‘다중채널 차량 탑재형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를 이용한 지반내부 공동 탐사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특허는 도심 내 싱크홀 등을 탐사할 수 있는 차량장비로 신속하고 정확한 지반탐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건설신기술로 지정된 ‘교량의 변위 측정을 위한 LTE 무선방식의 재하 시험장치 및 방법’ 신기술 심사 현장 모습.



또, 작년 말에는 ‘교량의 변위 측정을 위한 LTE 무선 방식의 재하 시험장치 및 방법’을 직접 개발해 건설신기술로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이는 교량의 거동특성(변위, 변형률, 가속도 등)을 현장여건의 제한을 받지 않고, LTE 무선 방식으로 비숙련자도 분석이 가능한 교량 무선 재하 시험장치 및 방법이다.

기존에는 교량의 안정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교량 하부에 비계를 설치하고, 직접 유선케이블을 설치해 교량에 측정 장비를 접촉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측정해야만 했다.

작업자의 위험성이 높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리의 시작 부분부터 진단 위치까지 긴 케이블로 측정 장비를 연결해야 해 수백미터의 케이블 설치 비용과 함께 데이터 노이즈 발생이 불가피했다. 무선 방식인 레이저나 GPS 방식의 경우, 안전성은 높았지만 측정 데이터에서 발생하는 오차범위가 발생해 한계가 명확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장민이엔씨가 개발한 접촉식 무선케이블 방식을 사용하면, 교량의 정적ㆍ동적 처짐 정도를 측정하는 작업이 크게 간소화될 뿐만 아니라, 계측 결과를 LTE로 무선 수신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정확성도 높아졌다.

이는 거더교량(콘크리트교, 강재교)과 주경간(수중경간 포함)교량 부문에 무선 계측센서 유닛 사용이 남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소였다.

더불어 지난 2018년부터 각 분야의 기술 인력들도 꾸준히 영입하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했다. 안전진단업계에서 50명 이상의 권위 있는 외부인사들을 장민이엔씨에서 영입하며 조직의 외연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이렇듯 자체 신기술 개발과 함께 우수 인력이 갖춰지자 발주처의 신뢰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올해 사업수행능력 평가점수가 100점을 받는 등 성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정부 고용창출 정책과 방향성이 맞았던 점 역시 성장의 비결이다. 정부에서는 고용이 증가한 기업에 대한 금융권 인센티브를 적극 지원해줬고, 이를 활용해 외부 자금을 적절히 유치하며 기업의 성장 원동력으로 삼았다.

 



△그동안 장민이엔씨가 수행한 주요 안전진단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교량 및 터널 프로젝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남대교 정밀안전진단 및 정밀점검 용역, 대전지하철 토목시설물 정밀안전진단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철도부문에서는 현재 서울역∼부산역까지 고속철도의 안전점검을 약 70% 정도 담당하고 있다. 고속철도는 선로에 돌 하나만 튀어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신경을 쓰며 안전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리시설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금강 견동 4배수통문 등 41개소 정밀점검 진단 용역을 수행했다.

항만시설의 경우 경인항 북측컨테이너 부두 정밀점검 용역을 담당했으며, 건축시설에서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진단 및 내진성능평가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05년 창업 이후 우여곡절은 없었나.

등기부상 창업일은 2005년으로 돼 있지만, 실질적인 창업은 2002년에 했다.

사실 처음부터 창업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안전진단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직장을 알아보던 중 직장선배의 제의로 우연히 프리랜서 일을 하게 됐다. 당시에는 IMF 이후 후유증으로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자본금이 없어서 살고 있는 원룸 보증금을 빼서 월세로 전환해 자본금을 확보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열심히 닥치는 대로 일해서 1년 만에 빚도 갚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 후 자리를 잡을 때쯤 되니 안전진단 현장에서 직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서, 노동부, 유족들, 1년 동안 정신이 없었다. 정신적으로 이겨내기가 힘들어 사업을 접을 생각까지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여러 시련을 겪으면서 경영마인드가 강해졌고, 지금은 170여명이 되는 조직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장민이엔씨만의 사업 운영 철학이 있다면.

첫 번째는 무엇보다도 근면과 성실이라고 생각한다. 부단히 노력하고 성실하지 않으면 회사는 뒤처지고 도태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자 몇 명에 의존하지 않고 우수 장비를 개발해 안전진단의 수준 자체를 높이려고 애를 썼다.

두 번째는 윤리경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윤리경영을 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많은 돈은 벌 수 있지만, 이익을 보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과 포부를 말한다면.

그동안 회사는 성장성, 수익성만 추구하며 달려왔다. 이제는 회사가 커져서 외부감사대상 법인이 됐다. 앞으로는 국제회계기준에 적합한 회사 재무시스템을 구축해 회사운영을 투명성 있게 구축하는 것이 제1의 목표다.

또, 당장 수익은 없겠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는 동남아 시장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은 회사가 성장하느라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했던 직원들과 교감을 갖지 못했다. 성장으로 신경 쓰지 못했던 직원 복지에 신경을 써 백년 가는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김희용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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